삼성서울병원 등 연구팀, 50세 이상 22만명 분석…“전신마취 후 인지기능 관심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전신마취 경험이 있는 환자들이 치매 위험이 29%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인지기능에 대한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도관 교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 한림대 생사학연구소 김태미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명우재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코호트를 활용해 50세 이상 성인 남녀 21만9423명을 전신 마취 경험이 있는 그룹(4만4956명)과 대조군(17만4469명)으로 나눠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에 걸쳐 치매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이 기간 동안 두 그룹에서 새롭게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는 모두 8890명으로 상당수가 알츠하이머 치매(76.5%)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신 마취 그룹의 치매 발생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28.5%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 성별, 동반 질환, 수술 부위 등 다른 요인들을 모두 반영한 결과다.

또 마취에 사용하는 정맥 마취제가 여러 개 일 때 한가지를 사용할 때보다 49%가량 위험이 증가한 것은 물론 전신 마취 시간이 1시간 늘 때마다 치매 발생 위험도 6%씩 늘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김도관 교수는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위험 인자들을 탐색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연구 결과는 수술을 위해 시행하는 전신마취가 위험하니 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신마취 전후에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라며 “수술에 꼭 필요한 전신마취를 하지 않거나 두려워할 이유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통해 진행됐으며, 최근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