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종별 구분 없이 동일한 기준 상대가치 평가체계 불합리
박진식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이사장, 의료 질과 무관한 환자수 기반 보상체계 지적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의료질 평가와 관련해 종별 차이에 대한 재해석과 역할을 고려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택진료비 폐지로 인한 손실 보전 목적으로 시행 중인 의료질평가제도가 대형병원과 중소병원 간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별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기준의 상대평가를 통해 서열을 매기고 있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

이 같은 주장은 8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2018 봄학술대회’의 ‘중소병원 의료질 현황과 문제점’ 세션에 참석해 주제 발표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을 통해 지적됐다.

이날 박진식 이사장이 제기한 주장의 골자는 의료질 평가는 평가대상의 여러 측면을 공정히 평가하고 피평가자의 노력으로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을 평가해야 하는데 현재 평가 구조는 의료기관의 의지에 따라 질 평가가 결정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박진식 이사장은 “모든 병원이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을 볼 필요가 없는데도 이 부분을 평가하고 있고, 일부 지방 중소병원들의 한정된 자원에 대한 고려 없이 신생아 중환자실과 분만실 확충 여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 옳은가에 회의적”이라고 역설했다.

이 같은 평가 구조는 지방 중소병원들은 사라지고 상급종합병원들만 살아남게 해 결국 모든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으로만 갈 수밖에 없어 오히려 국민의 헬스케어 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것이 박진식 이사장의 설명이다.

즉, 1차와 2차 그리고 3차 병원들의 중증도와 역할이 모두 다르고 정부 또한 차등수가와 차등 배치기준을 통해 구조적 차이를 강화해 같은 수술임에도 종별에 따라 다른 보상을 해주면서 평가는 같게 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다는 의미인 것.

박진식 이사장은 “의료기관 종별 차이에 대한 재해석을 기반으로 종별 역할을 고려한 평가가 필요하다”며 “각 종별로 제공해야 할 의로에 대한 역할 분담에 맞춘 의료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박춘선 평가개발부 부장

박 이사장은 이어 “중증환자의 진료와 회복에 기여한 바에 대한 평가 기준을 만들고서는 환자의 중증도나 평가대상질환자 여부와 관계없는 환자 수 기반 보상체계는 적절치 않다”며 “환자군별 보상(질환별 적정성 평가지표 등)을 추가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박춘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평가개발부 부장은 지나치게 높은 문턱보다는 중소병원들이 달성 가능한 기준과 향상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개발해 법적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춘선 부장은 “병원 의료의 질 적정성 평가 7단계에서 2단계인 예비평가 지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확정된 사항은 아니지만 감염관리 체계, 병상관리 체계 등 10개 지표로 예비평가가 구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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