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측 참여인원 뻥튀기(?)에 태극기집회까지 동원 의혹 제기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의료계 내부적으로 지난 20일 대한문 앞에서 열린 ‘제2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대한문에서 개최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 현장(오후 2시 20분경 촬영)

주최 측인 대한의사협회가 총궐기대회 참여인원을 ‘심하게 뻥튀기했다’는 의혹은 물론 소위 태극기 부대까지 집회에 참여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결국 총궐기대회를 통해 의사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던 의협 최대집 집행부가 의사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는 커녕 기대와 신뢰를 잃고 있는 양상이다.

앞서 의협에서는 총궐기대회 당일 참여인원을 5만1000명이라고 밝혔지만 경찰에서는 7000~8000명이라고 집계한 바 있다. 즉 명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4만3000명’이라는 차이가 발생 한것. 이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서는 최대집 집행부가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의사 집회’라고 단언한 만큼 수치를 부풀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동정적인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이날 집회에 참여했던 의사단체의 한 임원은 “13만 의사를 대표하는 의사단체가 집회 참여인원을 과도하게 속인 것부터가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육안으로만 보더라도 지난 총궐기 때보다 참여자가 적었다. 결국 최대집 집행부가 전국 의사들의 총의를 제대로 모으지 못했다는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스탭 완장 찬 진행요원 태극기부대 소속?=특히 이날 총궐기대회에서는 ‘스탭’이라는 완장을 차고 검은 정장 차림을 한 행사 진행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됐었다.

의협 주변에서는 이들이 최대집 회장이 대표직을 수행했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소속 회원들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의사들 가두행진 당시 인도하던 스탭들(왼쪽)

이에 의료계 내부적으로 최대집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극우성향, 일베, 태극기 부대라고 오해를 받는 최 회장이 태극기부대 관련자들을 진행요원으로 활용했다는 구설수 자체가 의협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 시도의사회 관계자는 “청와대까지 가두행진을 할 때 검은 양복을 입고 ‘스탭’ 완장을 찬 태극기부대와 같은 진행요원들이 우리를 인도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심지어 의사들과 함께 행진을 한 사람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최대집 집행부의 회무 방향이 향후 정부와의 협상에 있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의료계 한 임원은 “이번 행사 집행금을 봤을 때 태극기부대라고 의심되는 스탭들에게 정식적으로 일당이 지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복지부의 감사라도 받게 되면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혹여나 완장을 찼던 진행요원이 태극기부대라면 최대집 회장이 관련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라며 “현 집행부가 출범한지 한 달도 안됐는데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의협, “꼼꼼히 체크하지 못해 반성”=이러한 의혹에 대해 의협에서는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기에 집행부가 반성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스탭들은 과거에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모르고 자발적으로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최대집 회장과 관련된 스탭은 아니다. 하지만 집행부가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의협에서는 총궐기대회 참여인원의 경우 5만1000명이 확실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의협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은 “총궐기대회 당일 회원들 간격의 밀도가 높았고, 많은 회원들이 뒤쪽에 있었다”며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하기 직전 가장 많은 회원이 왔고, 집계 결과 5만1000여명의 참여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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