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등 비슷한 신약후보 많아져 ‘고민’

로이터

[의학신문·일간보사=김자연 기자] 항암제 개발이 지나치게 과열돼 투자에 대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로이터가 분석했다.

대표적인 예로 면역항암제 CAR-T의 경우 이제는 중국에서만 162건의 임상시험이 추진돼 미국마저 앞지르는 등 암 면역치료제로만 2000개 이상의 약이 개발되고 있다. CAR-T는 특히 고형 종양 치료에 성공할 경우 높은 시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항암제 시장은 연간 1000억달러 규모로서 고속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면역항암제는 2021년까지 25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현재 작년보다 7.6% 증가한 5200개 이상의 항암제가 연구되고 있어 임상시험에 충분한 환자들을 찾기도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처럼 항암제는 제약산업 파이프라인에서 34.1%나 차지하기에 이른데 따라 비슷한 약물도 홍수를 이루면서 그들 중 높은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꼽아야만 하는 투자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20년 전 로슈가 처음 허셉틴과 맙테라를 선보였을 때만 해도 시장에서 경쟁 없이 여러 해를 향유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PD-1/L1, PARP, CDK 등 각종 분자적 통로를 타깃으로 삼는 신약이 나오고 있고 특히 PD-1/L1 제제의 경우 이미 5개나 출시됐으며 앞으로도 더 나올 것이 남아 있다.

이에 GSK나 노바티스 등 초기 PD-1/L1 물결에 동참하지 못한 제약사의 경우 병용치료 등으로 다음 진입을 꾀하고 있지만, 최근 키트루다와 인사이트의 차세대 항암제가 병용 임상시험에 실패한 바와 같이 신약 추가가 꼭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진시키지는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실리콘 밸리 뱅크는 기존에 투자자는 경쟁이 많지 않은 차별화된 의약품을 통해 가치를 추구했다면, 지금은 효과가 크다 해도 그 우위가 얼마나 오래갈지 상업적 장점이 무엇인지 의문스럽다며 경쟁이 심할수록 더욱 신중해 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약사 경영진들 역시 이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 로슈의 CEO는 어마어마한 탈락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고 사노피 또한 중복된 시도로 인해 제약사가 연구개발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최근 경고했다.

더불어 비영리 암연구소 역시 혁신 주기가 상당히 짧아져 동일한 타깃을 노리는 많은 같은 제제들이 빠르게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했다. 비슷하게 비비 헬스케어 트러스트도 경쟁이 치열해져서 최초가 되거나 최고가 되지 않으면 설 자리가 없다며 면역항암제 투자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한편으로 중복이 문제가 된다기보다 결국엔 자동화 기술이 지나치게 높은 약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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