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23일이면 향후 3년간 전국 13만 의사를 대표해 의료계를 이끌어 나갈 제40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선출된다.

이번 의협회장 선거에는 6명의 후보들이 입후보해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의 핵심 현안에 대한 해법을 내세우고, 미래 의료계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며 막바지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이상만 편집국장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의협회장 선거의 유권자 수는 전체 회원 12만1880명 중 43% 달하는 5만 2515명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유권자의 97.5%가 전자투표를 신청해 우편 투표의 의존했던 역대 선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투표율도 다소 높아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시행된 유권자 대상의 전자투표 모의 시연에서 8,4%(4313명)의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하자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예상을 빚나간 저조한 모의시연 투표 결과에 선거관리위원회도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도 역대 의협회장 선거와 같이 고작 수천표로 당선인이 가려진다면 의협회장에 대한 대표성 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이기 때문에 투표율 제고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번 의협회장 선거는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새로 선출되는 의협회장에 대한 책임과 권한, 더 나아가 의협 운영체제에 대한 걱정이 많다.

지난해 9월말 의협 대의원 총회 결정에 따라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출범하면서 의협 운영체제가 이원화 됐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 등의 핵심 현안에 대한 전권(대정부 투쟁과 협상)이 비대위로 이관됐다.

이로 인해 의협 집행부와 비대위간 대정부 투쟁과 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갈등과 혼선이 빚어졌다. 게다가 대의원총회에서 부결되기는 했지만 회장 불신임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의협 회장의 위상도 급격히 약화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 간에는 향후 의협의 체제를 놓고 또 다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물론 후보자간의 견해차는 있을 수 있고, 또한 선거 전략으로도 이해되기도 하지만 정작 비대위의 향후 행보를 보면 우려스럽다.

현 비대위는 지난 18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4월29일 또 한 차례의 전국대표자대회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물론 새로 선출되는 의협회장과 상의해서 추진하겠다는 단서는 달았지만 이 같은 결정을 놓고 많은 추측과 오해를 낳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 9월 대의원총회의 결정에 따라 현 비대의 활동 시한은 오는 4월22일 예정된 의협 총회까지다. 따라서 그 이후의 추가적인 전국의사대회의 결정과 추진은 새로 선출되는 회장과 새 집행부의 몫이다. 투쟁기구가 필요하면 새 집행부에서 꾸리면 된다.

물론 의료계의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현재와 같은 투트랙 체제도 고려해 봄직 하지만 그 전제 조건은 분명하다. 새로운 의협회장이 주어진 소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소정의 평가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현재와 같은 투트랙 체제가 지속된다면 더 큰 혼란을 가져 올수 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13만 의사를 대표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현안을 돌파해 나갈 의협 수장을 뽑는 일이다. 그리고 새 회장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적극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아무쪼록 새 의협회장 선출을 계기로 13만 의사들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국민을 위한 올바른 보건의료 정책이 실현될 수 있는 전환점이 마련 되길 기대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의협회장을 뽑는 선거에 모든 의사가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그 첫걸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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