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중심 한의학 의학으로 흡수돼야 VS 한의학 자체 인정 못해 일원화 부정

[의학신문·일간보사=김현기 기자] 현재 의학과 한의학으로 이원화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일원화를 두고 의료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향후 3년간 13만 의사들을 이끌어 나갈 대한의사협회 제40대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생각은 어떨까?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한특위)는 최근 제40대 의협회장 선거 후보자들의 한방정책 방향을 파악하고자 의료일원화 등 정책적 질의를 실시했다.

이 결과 의료일원화로 한의학이 의학으로 흡수돼야한다는 의견과 한의학을 인정할 수 없어 아예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으로 각 후보간 입장이 엇갈렸다.

근거중심 현대의학 전제돼야=우선 추무진 후보의 경우 근거중심의 현대의학을 전제로 의료일원화 추진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무진 후보는 “우리나라는 한의학이 별도의 면허제도를 통해 양립하는 국가”라며 “한의학은 그 이론과 체계가 의학과 매우 달라 질병의 원인 설명과 치료결정에 있어 국민들은 혼선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료일원화에 대한 필요성은 동의한다”며 “반드시 의학은 하나라는 대명제 하에 근거중심의 현대의학으로 일원화가 추진돼야한다”고 피력했다.

◆우선 한의대부터 폐지=최대집, 임수흠 후보의 경우 한의대 폐지를 기본으로 의료일원화가 진행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대집 후보는 “한의과대학을 폐지한 후 기존 한의사와 한의대 재학생까지만 자격을 인정하는 방안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한의사의 존속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현실적인 방법은 의료일원화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정치인, 복지부 관계자와 지속적인 의견 교환의 자리를 만들고 공론화를 시켜서 반드시 한방사 제도를 소멸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수흠 후보의 경우 “의사들도 한의사들도 의료일원화의 요구가 절반 이상에 가깝고,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며 “다만 의료일원화 3가지 요소인 교육, 의한협진, 면허 중 면허일원화, 의한협진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에 따라 한의대 폐지를 기존으로 교육을 일원화하고, 현재 한의대 입학 정원인 약 3분의 1을 의대 정원으로 통합 흡수하는 것을 제안한다”며 “한의과에서 검증된 부분만 흡수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한의학 자체 인정 못한다=반면 기동훈, 김숙희, 이용민 후보는 한의학을 의학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일원화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동훈 후보는 “대한민국의 의료를 책임지는 의사들의 입에서 의료일원화를 주장하는 것은 큰 잘못”이라며 “결론적으로 의료일원화는 없다. 만약 한의학이 현대의학의 범주에 포함되고자 한다면 부단한 연구를 통해 세계적 학회지에 인정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학회지에서 인정받더라도 정골의학, 족부의학 정도의 수준에서 현대의학에 편입돼야한다는 게 기 후보의 판단이다.

김숙희 후보는 “한방은 의료가 아니므로 일원화가 될 수 없다. 근본적인 방법은 한의대 폐지”라며 단호하게 의료일원화를 부정했다.

이용민 후보는 “의료일원화 논의를 꺼내는 것 자체가 한의학을 학문으로 인정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기에 논의 자체를 반대한다”며 “한의학을 의학으로 인정하지 않고, 퇴출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면 의료일원화를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과학 기술의 발달과 의학의 발전,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인식의 성숙 등의 과정을 거치면 한방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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