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다른 분야 종양 2개 이상 수술 기본으로 하는 ‘종합종양외과의사’ 필요

[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중소병원 등에서 심각한 질환이 아닌 간단한 수준의 수술 2~3가지를 할 수 있는 의사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이를 ‘종합종양외과의(General Surgical Oncologist)’라고 칭하는 것이죠.”

대한종양외과학회 양한광 이사장(서울의대)

최근 국제학술대회 ‘SISSO 2018’을 통해 종양 수술의 혁신과 협력 및 발전을 모색하는 장을 마련한 대한종양외과학회 양한광 이사장(서울의대)이 학술대회장에서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나 대형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암 수술의 분산을 위한 해결책으로 언급한 방법 중 하나다.

이는 난이도가 낮은 암 수술 2~3개를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전문의를 길러내 지방 및 중소병원에서 환자들을 치료하고 난이도가 높은 외과분야 암 수술만 대형병원에서 감당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종양외과 수술은 난이도의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많은 환자들이 수도권의 대형 병원으로 몰리고 있어 대기환자 수만 늘어나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와 지방의 2~3차 병원들은 환자가 없어 수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 이 2가지가 맞물려 있다는 것이 양한광 이사장의 지적이다.

양한광 이사장은 “대형병원 쏠림 현상의 문제점에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종합종양외과의’의 언급이 조심스러운 이유는 외과 수련 프로그램 등에서 수많은 논의와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즉, 이는 철저하게 종양외과학회가 제안하는 하나의 입장일 뿐 외과학회나 암학회 등과의 의견교류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한종양외과학회가 제기하는 밑그림은 이렇다.

외과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친 전문의들이 전임의 때 세부 전문의 교육 과정을 구분해 2년 동안 외과적 암 각각의 분야 교육프로그램을 거쳐 고난이도 암 수술과 저난이도 암 수술을 하는 전문의사로 나눠진다.

저난이도 암 수술을 하는 전문의는 기본적으로 다른 분야 2개 이상의 암 수술을 익혀 ‘종합종양외과의’가 돼 지방 및 중소병원에서 저난이도 암 수술 환자들을 치료하고 수도권 대형병원은 고난이도 암 수술 환자들만 담당하는 형태.

(사진 왼쪽부터) 대한종양외과학회 박도중 총무이사, 양한광 이사장, 백정흠 학술위원장. 이들은 대형병원으로의 암 환자 쏠림 현상을 막고 외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종합종양외과의(General Surgical Oncologist)'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한광 이사장은 “교육 방법과 프로그램 구성 등에서 구체적인 내용은 많은 학회들과의 논의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대형병원으로 암 환자가 쏠리는 문제는 국민의 편의와 외과 발전을 위해서 절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며 “특정 암 분야의 전문의만 길러내는 것에만 집중 할 때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종양외과학회는 적정한 수가 개편이 뒷받침돼야 외과를 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건넸다.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박도중 대한종양외과학회 총무이사(서울의대)는 “선택진료가 폐지되면서 고난이도 수술에 대한 수가가 조금 인상됐지만 대부분의 병원들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술을 하는데도 수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현상이 전공의 지원율의 감소로 이어져 외과계열이 모두 붕괴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백정흠 대한종양외과학회 학술위원장(가천대 길병원) 또한 “수술 행위 자체의 가치에 대한 수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암 수술 이후 환자의 안전관리 및 삶의 질을 높이는 행위가 수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외과가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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