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례 돌파 달성, 탁월한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 더해 환자 만족도 높여
아산 특유 도전정신의 산물…“다빈치 뒤지지 않는 국산 제품 등장 기대”

연간 6만여 건의 고난도 수술을 시행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로봇수술 1만례를 돌파했다. 처음 도입한 2007년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의료진 16명, 7개 진료과에서 연간 870건의 로봇수술이 시행되는 대규모 센터로 성장했으며, 2015년에는 총 36명의 의료진이 1,373건의 로봇수술을 진행하는 등 가파른 상승을 이어갔다.

김송철 서울아산병원 로봇수술센터 소장

지금까지 전립선암(비뇨기과) 대장암(대장항문외과) 갑상선암(내분비외과) 신장암(비뇨기과) 담낭 및 췌장 질환(간담도췌외과) 심장판막질환(흉부외과) 식도암(흉부외과) 수술 등 다방면에서 의료진에게는 편의성을 환자들에게는 만족도를 높이며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김송철 로봇수술센터 소장(간담도췌외과)은 최근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국내 최초는 아니지만 ‘수술 잘하는 병원’으로 탁월한 임상 경험과 연구 역량에 성과가 하나의 지표를 만든 것 같아 뿌듯하다”며 “간단한 세레머니 행사도 준비하며 그동안의 노력을 서로 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봐, 해보긴 해봤어?"

그는 로봇수술에 대해 “처음은 효과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았지만 이제 표준치료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며 “기본적으로 지치지 않고 탁월한 시야로 정확히 볼 수 있다는 점, 근거에 있어 기존 복강경 대비 우위를 가지는 분야도 늘고 있고 장기를 보존하는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문 케어가 현실화 된다면 급여화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술은 늘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서울아산병원의 탁월한 성과는 단순히 케이스가 많아서 이룩한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아산만이 가진 도전정신의 문화가 큰 기둥을 이뤘다는 설명이었다. 술기 교육 부문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중이다.

김송철 소장은 “정해진 틀에서 횟수만 늘린 것이 아니다. 새로운 방법을 개척하는 사고가 모두에게 배어있어 가능했다. 마치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님의 ‘이봐, 해보긴 해봤어?’ 정신이랄까? 가장 어려운 수술 중 하나로 평가되는 췌장암 분야도 마찬가지”라며 “다양하게 시도하고 개척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아산의 미래는 밝다”고 덧붙였다.

제약은 문관, 의료기기는 무관? 개발자 존경받는 문화 절실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안한종 교수팀이 1만 번째 로봇수술을 하고 있는 모습

한편 꾸준한 성과와는 별개로 인튜이티브서지컬 다빈치로 대표되는 글로벌 로봇수술기에 비견되는 국산 의료기기 제품이 아직 개발되지 않고 등장이 요연하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다는 의견도 전했다.

김 소장은 “우리병원도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가능성을 보이는 제품들도 있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직접 사용하는 의사 집단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국내에서는 제약 관련된 연구와 논문을 ‘문관’으로 쳐주고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활동은 ‘무관’으로 치는 분위기가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역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의사들이 수익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명예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개발자가 존경을 받는 문화가 반드시 형성돼야 하고 사업화도 깨어있어야 하는데, 이미 해외에서는 제대로 인정받고 있고 잘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부족하다. 의사 사회에서도 움직일 필요가 있지만 국가에서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더 나아가 2만례도 바라보게 된다. 십 수 년이 걸렸다면 이젠 수년이면 케이스가 채워질 것 같은데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며 “근거를 쌓는 것이 중요하고 수술 후에 관찰과 팔로우업도 잘하면서 집중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해,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 지켜봐 달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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