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창립 70주년 대역사…'국제화'로 더 큰 도약 모색

“대한해부학회의 70년 역사에 맞지 않게 국제화가 너무 늦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규모, 내실, 가능성 등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준비는 완료됐습니다.”

대한해부학회 이왕재 이사장(서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이 최근 본지(일간보사·의학신문)와 만나 2년 전 학회 이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내건 핵심 사업 3가지의 성과를 공개하며 밝힌 첫 마디다.

대한해부학회 이왕재 이사장(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그가 내세운 핵심 기치 중 우선은 학회의 국제화다.

대한해부학회는 ‘아시아-태평양해부학회(Asia Pacific International Congress of Anatomists; APICA)의 창립과 1회 대회 서울 개최 및 오는 2018년 8회 학술대회(부산)의 개최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세계학회를 연 경험이 없다.

이왕재 이사장은 “대한해부학회가 아시아에서의 학문적 위상, 나아가 세계에서의 위상이 무척 높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국제화를 이룩하지 못한 것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했다”며 “지난해 세계해부학회 회장이 국내에 방문했을 때 그는 전 세계 어떤 학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높은 참석율과 다양한 발표의 수준을 확인하고 세계해부학회에 가입돼 있지 않은 것을 의아해 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실제로 현재 회원 1000명이 넘는 대형학회로 성장한 대한해부학회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벡스코에서 ‘제 67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학술대회의 사전등록자만 약 900명, 180여 개의 초록이 접수됐으며 해부학이 연구하는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줄기세포, 유전체, 면역학, 종양학, 신경과학, 체질인류학 등 전 분야의 연구학문이 망라돼 어느 때보다 내실을 키운 대회라는 이왕재 이사장의 강조다.

이왕재 이사장은 “1950년부터 1952년까지의 6·25 전쟁과 1979년 10·26이라는 변수를 제외하고 단 한 번도 빠짐없이 국내학술대회를 열었다”며 “이제는 국제학술대회인데, 5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세계학술대회의 2024년 개최국이 다가오는 2019년 런던에서 결정된다. 현재 우리나라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왕재 이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학술대회 대한민국 개최 유치를 위한 백방의 노력과는 별개로 2010년 국제화의 첫발은 내디뎠던 대한해부학회지의 세계적 위상이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대한해부학회지는 2010년 3월 43권 1호부터 ‘Anatomy &Cell Biology; ACB’로 학회지 명칭을 변경 하면서부터 파키스탄, 캄보디아, 베트남, 이란 등에서 영어 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2010년 12월 28일 ‘PubMed’ 등재에 이어 2015년 8월 ‘SCOPUS’에 등재됐다.

이 이사장은 “2017년 12월 대한해부학회지가 SCI 등재잡지로 거듭날 전망”이라며 “기초 분야 학회지의 SCI 등재는 흔하지 않은 일인 만큼 국제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해부학회에게는 의미가 깊다”고 언급했다.

국제화와 함께 학회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대한해부학회의 변천사; 한국 해부학의 역사’와 ‘한글판 국소해부학 교과서 발간’은 학회가 이룩한 성공정인 사업이라는 점도 강조한 이왕재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송창호 학장이 정리한 ‘한국 해부학의 역사’는 해부학의 중요성을 떠나서 역사를 기록한 대단한 일”이라며 “한국 해부학의 자부심이 담긴 한글 해부학 교과서 ‘국소해부학(3판)’은 우리말 해부학 의학용어가 완벽히 정착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왕재 이사장은 대한해부학회의 체계를 재정비하면서 이 같은 변화가 눈에 띄게 진행됐다는 설명을 이어갔다.

임의 단체였던 학회를 법인에 준하는 단체로 변화시켜 국세청이 발행하는 넘버로 영수증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후원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

이왕재 이사장은 “이사장이 되고 보니 학회의 체계가 얼마나 미숙한지 알게됐다”며 “취임하자마자 법인에 준하는 체계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고 이로 인해 학회의 내실을 다지는데 속도가 붙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끝으로 “선배들이 학회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연구 여건이 불리한 해부학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연구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지속했기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이룬 변혁이 잘 유지되고 진정한 세계학회로 발돋움 하게끔 시스템을 견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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