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 포럼서 공통된 계기로 언급…‘하루하루가 도전하는 기분’

의사로서의 삶을 잠시 접어두고 다른 직업을 선택한 의사들은 어떤 계기로 병원현장을 떠나게 됐을까.

이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이유는 ‘희소성’과 ‘도전’이다.

단,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선택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

사진 왼쪽부터 선재원(Mckinsey & Company), 김영재 교보생명 부속의원, 정일채 법무법인 태신 변호사

1일 오전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대한의사협회 학술대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젊은 의사 포럼; 젊은 의사의 다양한 진로탐구’가 개최됐다.

이날 발제자들은 의사임에도 불구하고 경영 컨설턴트, 보험사 사의, 변호사 등으로 활동하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의사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우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중에 병원 경영에 관심을 갖고 컨설턴트 회사에 입사한 선재원(Mckinsey & Company)은 해당 분야에 매력을 느낀 것이 선택의 결정적인 계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중보건의사를 끝내면서 평소 갖고 있던 비즈니스적인 마인드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경험도 없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부족해 무작정 병원 경영 분야에 뛰어들 수 없는 만큼 1년간 해외에서 공부한 후 컨설턴트 회사에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으로 하여금 더 많은 가치를 창출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과정이 의사로서의 직업보다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라는 주변의 시선을 극복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고 전했다.

즉,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의사들이 가장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병원이기 때문에 임상을 떠나는 순간 모든 것이 ‘도전’이 돼버린다는 그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의견은 민간보험사에서 근무하는 김영재 교보생명 부속의원 또한 동일했다.

보험사에서 일하는 의사는 ‘사의(社醫)’라 불리는 만큼 많은 역할이 부여되지만 메인이 아니라는 것.

김영재 의원은 “사의는 보험상품개발, 가입심사, 지급심사 등에서 자문 역할을 주로 하지만 단순한 자문을 넘어 부서장의 역할과 연구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며 “다방면의 지식, 조직생활에 대한 이해 등이 담보돼야 하지만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과 롤 모델이 되고 싶다면 문을 두드려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의사의 입장만이 아닌 의사와 환자 모두를 변론하는 다른 관점을 갖기 위해 법률 공부를 시작한 정일채(법무법인 태신) 변호사는 ‘희소성’에 주목했다.

정일채 변호사는 “의사 출신 변호사라는 희소성과 독특함이 넓은 시야 및 세계관을 갖고 다양한 인간관계 교류를 맺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의료 지식과 법률 지식으로 나 자신과 남을 돕는 것이 매력이며 시간 활용의 측면에서 의사보다 유연하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의사들은 법률과 항상 얽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법률적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경제적인 이유를 떠나 의사 사회 밖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면 자신의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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