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역 집회 1,000여명 집결 산부인과의사 형사처벌 규탄
“태내사망 막지 못한 의사구속이 정당하면 자연분만 포기하고 제왕절개 하란 말이냐” “의료분쟁조정법은 형사전과 양산법, 독소조항 개선하라” “전과자를 양산하는 분쟁조정 자동개시 중재원은 해체하라” “수술하면 수술탓 분만하면 분만탓, 사라지는 산부인과 국가책임 법정책임”
29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전국 산부인과의사 긴급 궐기대회에 의사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해, 정부를 향해 불가항력 의료사고 형사입건을 비난하고 독소조항을 개선하며 무과실 국가배상 소신진료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최근 인천지법이 태아의 자궁 내 사망사건과 관련해 분만을 담당한 의사에게 8개월 금고형을 선고하자 이에 항의해 전국 산부인과의사 긴급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태아에 대한 묵념 후 헌정시 △분만관련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판결 내용 소개 △전문의자격증 반납 퍼포먼스 등의 행사 일정을 진행했다.
이날 김동석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는 원인불명인 뇌성마비를 수억원 배상 판결을 하고 불가항력적 사고조차 산부인사의사가 일부를 부담하라고 한다”며 “도대체 원인도 모르는 사고를 밤새려 산모와 태아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사가 책임을 져야하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이상 산부인과 의사들이 과도한 배상과 이해할 수 없는 판결로 인해 병원을 폐쇄하며, 전과자로 살아가야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산부인과를 선택한 것은 산모와 태아의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분만현장을 지키고자 함이었다”고 강조했다.
뇌성마비 등의 불가항력적 의료사고는 의사가 아닌 국가가 책임을 져야하며 의료 현실을 무시하고, 그 문제점을 묵인한 채 졸속 시행되고 있는 의료분쟁 조정법은 즉각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의사회의 입장.
김동석 회장은 “산부인과의사들이 소신진료를 할 수 있는 정상적인 출산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며 “작은 외침이 우리나라 산모와 산부인과 의사 그리고 대한민국 의사들의 앞길에 횃불이 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추무진 의사협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태아사망을 이유로 낙인을 찍은 것은 잠재적 전과자로 취급하는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 모두에게 분만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자연분만 보다 제왕절개를 권유하는 것이 편할 뻔했다. 더욱 어려운 자연분만을 선택했지만. 형사적 과실에 대해 금고 8개월이라는 실형을 받았다”고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단지 분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의료 행위는 의료사고에 개연성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밖에 없다. 의료사고에 대해 구속한다면 어떤 의사가 위험을 무릎쓰고 환자를 돌보겠는가”라며 “안심할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이뤄져야할 것이고 요구하고 노력하겠다. 의료사고 특례법 제정을 기필코 노력하겠다”고 밝혀 현장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추 회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국 회원들에 탄원서를 받아 제출하고 대책반을 구성하는 동시에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대책과 여론 조성을 통해 항소심에서 올바른 판단을 받도록 하겠다”며 “사법부 인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두개의 산부인과醫 내홍 봉합 계기될까?
한편 이번 궐기대회를 앞두고 둘로 나눠져 있던 산부인과의사회가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 수년간 이어져온 갈등을 봉합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졌다.
회장 선출과 줄지은 법적 분쟁으로 한날한시 학술대회를 따로 개최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어 손쓸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결의대회를 계기로 모처럼 화합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산부인과의사회는 25일 성명서를 통해 지지의 의사와 더불어 이날만큼은 이 땅의 산부인과 의사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부당한 법원의 형사적 판결이 무죄가 되는 날까지 저항 할 것임을 선언하는 날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를 부탁드린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의대회 현장에서 노만희 대한개원의협의회과 이필수 전라남도의학회장 등 의료계 주요 관계자들도 “직선제와 산부인과가 따지지 말고 하나가 되어 강력한 의권투쟁을 위해 뭉쳐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