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 혈당 감지ㆍ안압 측정 센서 개발

앞으로는 콘택트렌즈(contact lens)로 당뇨병이나 녹내장 등을 진단하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소속 박장웅ㆍ이창영ㆍ변영재 교수와 경북의대 김홍균ㆍ배귀현 교수 공동 연구진이 그래핀과 금속 나노와이어를 기반으로 당뇨병과 녹내장을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센서'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착용자의 혈당과 안압을 무선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구조와 실제 사진: 왼쪽은 소프트 콘택트렌즈 위에 투명 안압센서와 혈당센서가 적용된 모습. 오른쪽은 이 센서가 적용된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토끼 사진이다.

당뇨병 진단은 보통 혈액 내 포도당(혈당) 농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혈당이 기준치보다 높은 고혈당증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되면 당뇨병으로 판단한다.

혈당은 눈물로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콘택트렌즈로 당뇨병을 모니터링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하지만 기존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사용한 전극은 불투명해 눈에 꼈을 때 시야를 가리고, 실제 렌즈가 아니어서 착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투명하고 유연한 재료로 센서를 만들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했다. 투명도가 높고 신축성이 좋은 그래핀과 금속 나노와이어로 전극을 만들었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눈물 속 혈당을 감지하고 이 정보를 무선 안테나로 보내 착용자의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무선 안테나가 전력을 이용해 센서의 정보를 읽어오기 때문에 스마트 콘택트렌즈에는 배터리 등 별도의 전원이 필요없다.

안압 측정은 유전층을 이용한다. 유전층은 전기장 안에서 절연체로 전하가 통과하지 않지만 전류를 흘렸을 때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면서 극성을 띤다. 이 층의 두께는 안압이 높아지면 얇아지고 낮아지면 두꺼워진다. 안압 측정 센서는 이를 감지해 전송한다.

두 센서가 동시에 적용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센서는 렌즈에 변형이 생겨도 무선으로 혈당이나 안압 감지가 가능했다. 또 사람 눈물 속 다양한 물질에 노출되어도 센서 특성을 유지했다.

이번 연구는 토끼에 연구팀이 개발한 콘택트렌즈를 착용시켜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박장웅 교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적용할 수 있는 두 종류의 투명 전자센서를 구현함으로써 당뇨와 녹내장을 진단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4월 27일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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