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형 구조, 통기성 탁월 ‘오픈캐스트’ 출시…환부 따른 맞춤 성형

#오른쪽 다리에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병원을 찾고 이름도 생소한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은 A씨. 다행히 다리 절단은 면했지만 세 차례나 응급수술을 받은 그녀는 병원으로 부터 하반신 부기가 있는 상태서 석고깁스를 장기간 착용한 것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최근 B대학병원에서 5살짜리 여아의 팔 깁스를 풀다가 세 번째 손가락 손톱 부위 2~3㎜를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병원 측은 솜이 땀으로 피부에 달라붙어 떼어내기 힘들었고 아이가 울면서 움직이는 과정에서 깁스를 서둘러 제거하며 실수로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고를 당한 여아는 평생 남을 상처를 받게 됐다.

흔히 깁스로 불리는 정형외과용 고정 장치 ‘캐스트’의 기존 제품들은 석고 또는 수경화성 재질이라 한번 성형이 이뤄지면 재성형이 불가능하고, 제거 시 회전 톱과 가위 등을 사용하는 복잡하고 위험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우리소재(대표 박종칠)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오랜 연구 끝에 열가소성수지 적용으로 환부의 형상에 맞게 맞춤 성형이 가능하고, 가렵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으며 착용한 채 샤워도 할 수 있는 그물 구조의 ‘오픈캐스트’를 개발했다

신소재 그물형 구조로 통기성 탁월 및 샤워 가능, 환자 만족도 극대화

오픈캐스트 제품 착용 이미지

먼저 오픈캐스트는 큰 통기구를 가진 그물형 구조로 육안으로 피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땀 증발이 용이하고 기존 캐스트 착용 시 발생하는 냄새·가려움·갑갑함 등이 발생하지 않는다. 물에 젖지 않는 소수성(hydrophobic)으로 구성돼 샤워도 가능하며 쉽게 건조돼 치료 과정에서 환자 만족도와 효과를 극대화 한다.

섭씨 80~90도로 가열하면 변형이 가능한 부드러운 상태가 돼 필요 부위에 착용하고, 상온에서 식히면 다시 굳어지는 신소재로 만들어졌다. 그물 형상 구조재를 감싼 외피재(엘라스토머)가 있어 구조재가 피부에 직접 닿는 것을 방지하며, 피부 접촉면에는 부드럽고 위생적으로 안전한 재질의 패드를 덧대어 피부를 보호한다.

히팅장치에서 유연해진 오픈캐스트는 성형 시술 과정에서 빠르게 식고 환자 피부에 보호대를 댄 상태에서 시술하기 때문에 화상의 위험은 없다. 15~20분의 시간이 경과하면 환자 자신의 힘으로 변형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해진다. 하지만 클립을 제거하면 간단히 분리되기 때문에 쉽게 오픈하고 재체결도 용이해 치료 과정에서 필요하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소재한 우리소재는 정부 지원 사업을 바탕으로 8년간 30억원의 투자를 통해 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과 동산의료원 등에서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며 국내 시장을 거쳐, 올 하반기에는 독일·스위스·네덜란드 등 유럽국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태다.

"모든 과정 국내 기술로 진행, 글로벌 사업화 성공할 것"

KIMES 2017 현장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큰 주목을 받은 '오픈캐스트'

오픈캐스트로 지난달에는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인 '제33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 전시회(KIMES 2017)'도 참가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대한정형외과학회와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되는 유럽정형외과학회 등에 제품을 소개하며 외과의사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박종칠 대표는 “그동안 무게가 가벼워지고 강도가 강해지는 등 일부 개선이 있었지만 솜붕대를 사용하는 기존 피부보호대의 구성은 변화가 없어 환자는 뼈를 붙이기 위해 피부를 포기하는 불편함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오픈캐스트는 소재·구조·시술법 등 새로운 개념을 갖춰 샤워나 세수를 할 수 있고 필요시 탈부착을 할 수 있어 가려움증과 냄새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적 개념부터 개발과 사업화 등 모든 과정이 국내 기술로 진행된 순수국산제품이라는 점도 주목해 달라”며 “글로벌 사업화에 성공해 세계인들이 우리가 만든 오픈캐스트를 널리 사용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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