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춘균 고대의대 교우회장, 5월 대규모 음악회 주관-'의대 총장론' 설파

"고대의대 교우들은 90년전 20대 처녀의 몸으로 풍토병, 결핵 등 열악하기 그지없는 환경에 놓인 한국을 찾은 로제타홀의 정신인 '박애정신'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대의대 교우회가 활성화돼 국경과 인종을 뛰어넘는 숭고한 박애정신을 이어받아야 합니다"

나춘균 고대의대 교우회장(반도정형외과병원장)은 지난 1월 중순 새 교우회장 취임 이후 줄곧 고려의대 교우들이 이어받을 정신으로 '박애'를 설파한다.

나춘균 고대의대 교우회장

그가 박애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유는 고대의대가 여러 격동기를 거치면서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즉 1928년 미국 로제타홀 여사가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한 이후 경성여전, 서울여전, 수도여전 등을 거쳐 고려대 의대로 개명되면서 로제타홀 여사가 그의 삶으로 보여준 박애정신이 희석됐다는 판단이다.

"로제타홀 여사는 1890년 당시 조선 땅에 들어와 3살 딸과 남편을 이 땅에서 잃었지만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결핵환자를 치료하고 여성 의학도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어요. 박애정신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죠"

그는 로제터홀의 박애를 회복하기 위해 고대의대 교우회가 활성화돼 우리 사회를 섬기고 공헌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 회장은 요즘 흩트러진 교우들을 모으고 그 결속력을 바탕으로 박애를 실천하는 교우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중이다.

그 일환으로 5월 27일 인촌기념관에서 유명 성악가를 대거 초청해 대규모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 이름도 내년도 고대의대 탄생 90주년을 앞두고 '로제타홀 기념 음악회'를 작명해 '교우 단합과 박애'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모교인 고대의대가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세계적 QS대학평가에서 세계 3500여개 대학 가운데 100위안에 드는 쾌거를 이뤘어요. 아울러 교우회가 모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고려대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대의대의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며 "고대의대 발전을 위해서는 '의대총장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의대총장론'은 고대의대가 최근들어 고려대 전체 교수의 30%가 넘는 등 양-질적으로 성장했는데도 지금까지 의대 출신 총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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